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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身正心

꿈속의 이별가

 

 

처음 당신을 만났을 때는

꽃다운 나이였지요

한 가지 맛있는 음식이라도

당신과 나누어 먹었고,

몇자 않되는 옷감이 있으면

당신과 함께 해 입었지요

함께 산지 오십년에 정분은 가까워졌고

은혜와 사랑이 깊었으니

두터운 인연이라 하지만

쇠약하여 병은 날로 깊어지고

굶주림과 추위는 날로 더해와

곁방살이에 하찮은 음식조차 빌어먹지 못해

이집 저집 구걸 하는 부끄러움 산같이 무거워

아이들은 추위에 떨고,

굶주려도 돌봐 줄 수가없는데

어느 겨를에 사랑틔워 부부의 정 즐기리오

젊은 날 고왔던 것들도 풀잎위에 이슬이요

지초 난초같은 약속도 회오리바람의 버들 솜이라

당신은 내가 있어 근심만 쌓이고

나는 당신으로 근심거리만 쌓여

곰곰히 생각하면

옛날의 기쁨이 바로 근심의 시작인것을

어째서 당신이나 나나 이지경이 되었나요

여러마리 새가 함께 굶주리는 것보다

난새가 거울보며 짝을 그리워 하는 것이 낫지 않나요

힘들면 버리고 편안하면 친해지는

차마 할수없는 인정이지만

가고 멈추는 것 역시 마음대로 되더이까

헤어지고 만남도 운명이 있으니

이말따라 이만 헤어지이다.

 

** 조신선사의 꿈속에서 **

   (관세음보살이 부인으로 현신하여)

 

즐거운 시간은 잠시뿐 마음은 어느새 시들어

남 모르는 근심 속에 젊던 얼굴 늙었네.

다시는 좁쌀밥 익기를 기다리지 말지니,

바야흐로 힘든 삶 한순간의 꿈인 걸 깨달았네.

몸을 닦을지 말지는

먼저 뜻을 성실하게 해야 하거늘

홀아비는 미인을 꿈꾸고 도적은 장물을 꿈꾸네.

어찌 가을날 맑은 밤의 꿈으로

때때로 눈을 감아 淸凉의 세계에 이르는가.

-일연선사-

 

 

 

좁쌀밥

"黃梁夢"의 고사

盧生이란 젊은이가 문득 낮잠을 자는데

꿈속에서 온갖 부귀와 영화를 누리면서 80세까지 살다가

꿈에서 깨어나 보니 아까주인이 짓던 좁쌀밥이 아직 익지도 않았더라는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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