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習作

세상을 떠나는 자의 詩

옥호정 2007. 1. 5. 23:36

 

내일 내가 떠날 것이라고

말하지 마라

지금 이순간에도

나는 여기에 도착하고 있으니까

 

자세히 보라

나는 매 순간 도착하고 있다

 

봄날 나뭇가지에 움트는 싹

새로 만든 둥지에서 노래 연습을 하는

아직 어린 날개를 가진새

돌 속에 숨어 있는 보석

그것들이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지금도 이곳에 도착하고 있다

웃기 위해

울기 위해

두려워 하고 희망을 갖기 위해

내 뛰는 심장 속에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탄생과 죽음이 있다.

 

나는

강의 수면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하루살이다

나는

봄이 올때

그 하루 살이를 먹기위해

때 맞춰 날아 오는 새 이다.

나는

맑은 연못에서

헤엄치는 개구리며

또 그 개구리를

잡아먹기 위해 조용히 다가오는 풀 뱀이다.

 

그러니

내일 내가 떠날것이라고 말 하지마라

지금 이순간에도

나는 여기에 도착 하고 있다.

 

그 모든 진정한 이름으로

나를 불러달라

내가

나의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들을 수 있도록

내 기쁨과 슬픔이

하나임을 알 수 있도록

 

진정한 이름으로

나를 불러 달라

내가 잠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내 가슴의 문이 열릴 수 있도록

 

글/틱낫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