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習作

知命天理

옥호정 2007. 2. 24. 17:31

 

 

흙비가 나린다는 옛 흔적도

황사먼지 였을까

희뿌옇게

멀리는 산인지 강인지 분별없는 틈

연거푸 손 짖 하다

바람에 누운 풀잎아래로

움트는 싹에게

어미의 마른잎 요람처럼

자연의 가르침이 시작된다.

소생의 봄은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것은 아무데도 없다.

잔설의 세찬 바람불면

옹달샘 연연히 계곡으로 흘러

움추린 게으름을 일 깨운다.

 

창틀에 턱 고이고

봄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면

속절없이 세월은 흘러가고

부끄러운 추억만 밀려든다.

백년의 삶인데도

흔들리기 싫어 죽어라 애 끓인 날들

가슴태운 흔적은 모두 쓰레기 되고

새싹이 이른 것 처럼

또 다른 질서가 자리를 잡는다.

불꽃 튀는 정열도 없다

할 일이 있다한들 끼일 틈은 비좁고

하나씩 뒷 사람에게 물러주어

그들로 하여 꽃이 되게하자

그래도 아직

남은 일은 知命天理 꿈 찾아

갈 길은 아득하니

깨어 있어야 한다.

 

070224 . 지석/김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