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身正心

조선 선비의 허세

옥호정 2008. 2. 18. 12:08

 

"열하일기 審勢篇"에  글이다.

 

중국을 유람하는 조선 사람에게 5 妄이 있고

중국에서 행세하는 지식인에겐 3 難이 있다.

 

첫째 망령

조선선비가 그 지체와 문벌을 과신한 나머지

우리 국토가 변방의 토성쯤임에도

중국을 턱없이 업신 여김이요

 

둘째 망령

한족이나 만주족이 자신들의 복장을 부끄러워 함에도

조선선비는 한줌도 못되는 상투를 갖고

세상에 잘 난척 함이요

 

셋째 망령

조선선비가 과거 명나라 벼슬아치를 끔찍이 받들었건만

지금 청나라 공경이 똑같은 천자의 칭호임에도

공석에서 배읍하는 것조차 부끄러워 하거나

저들에게 무례함이요

 

넷째 망령

조선선비가 이제껏 중국 글을 읽거나 빌려 썼음에도

갑자기 중국에는 문장가를 찾아볼 수 없노라고 큰 소리침이요

 

다섯째 망령

지금 청나라가 명나라 유민들에 의해 유가적 정통을 계승하는

현실 임에도 그들이 왜 망국의 노래를 부르지 않는가

하고 내정 간섭함이다.

 

이상은 연암이 보는 날카로운 자기비판으로

중국이란실체는 물론 청나라라는 현실을

반쪽눈으로 바라보는 조선선비의 허세를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선비를 겨냥한

3 難은

 

첫째 어려움은

당시 登科자 누구나 경서는 물론 제자백가와 九流전부를

통달해서 누가 물으면 당장 소리가 울리듯 대답하기요

 

둘째 어려움은

너그럽고 의젖하여 대국의 체면을 잃지 않음이요

 

세째 어려움은

법과 관직을 잘 지키면서 제각기 士 . 農 . 工 .商의

분업을 똑똑히 지킴이다.

 

열하일기에서(허세욱 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