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音樂

乳房의 章

옥호정 2007. 8. 9. 23:04

글  /  장순하

 

난 몰라,

모시 앞섶 풀이 세어 그렇지

 

백련 꽃 봉오리

산 딸기도 하나 둘씩

 

상그레 웃음 벙그는

소리 없는 凱歌 !

 

불길을 딛고 서서

옥으로 견딘 순결

 

모진 가뭄에도

촉촉이 이슬 맺어

 

요뇨히 시내 흐르는

내일에의 동산아 !

 

# 벙그는 = 벙그레

   요뇨히 = 요요히 의 다른 표현인듯

 

詩評 / 박기섭 (시조시인)

그런 기분 이랄까요

한 폭의 미인도를 어디 문갑 속에 라도 감춰 뒀다

몰래 꺼내 보는 듯한

시행을 따라 갈 수록 저절로 눈이 감기는

오오 !

"소리없는 개가"

"백련 꽃 봉오리"와 "산 딸기" 는 관능을 감싼

수줍음의 은유

 

여미고 또 여며도 봉곳하니

드러나는 젖 가슴을 어찌 합니까

 

"난 몰라  모시 앞섶 풀이 세어 그렇지'

짐짖 둘러대지만 입가엔 어느새 상그레 머금는 웃음

부끄러움도 참 아름다운 부끄러움 입니다.

 

향기와 기품이 넘치는 여인의 매무새가

행간에 긴 여운을 이끕니다.

어떤 불길에도 옥의 순결에 흠을 내지 못 하거니와

모성의 기운은 모진 가뭄에도

결코 마르지 않습니다 . 그런 까닭에 여인의 몸속엔

늘 생명의 시내가 요요히 흐릅니다

 

금세라도 여인의 섬섬한 손길이 주렴을 걷고

나올듯 하군요

갈매빛 산등성이가 마을을 에두른 한낮

흙담 안팎에는 매미소리 지천 입니다

 

모시-백련-웃음-옥-이슬-시내로 이어지는

심상의 흐름을 좇노라면 마음까지 희고 맑게 씻깁니다

 

# 갈매+빛 = 深綠色+빛

   에두른 = 짐작하여 알게 둘러서 말 하다.

 

시인들의 말을 좇아 가다보면

못 다한 공부도 된다

두 시인들 끼리 느끼는 감을

따라서 잡아 보려 이 글을 옮긴다

 

0708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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