乳房의 章
글 / 장순하
난 몰라,
모시 앞섶 풀이 세어 그렇지
백련 꽃 봉오리
산 딸기도 하나 둘씩
상그레 웃음 벙그는
소리 없는 凱歌 !
불길을 딛고 서서
옥으로 견딘 순결
모진 가뭄에도
촉촉이 이슬 맺어
요뇨히 시내 흐르는
내일에의 동산아 !
# 벙그는 = 벙그레
요뇨히 = 요요히 의 다른 표현인듯
詩評 / 박기섭 (시조시인)
그런 기분 이랄까요
한 폭의 미인도를 어디 문갑 속에 라도 감춰 뒀다
몰래 꺼내 보는 듯한
시행을 따라 갈 수록 저절로 눈이 감기는
오오 !
"소리없는 개가"
"백련 꽃 봉오리"와 "산 딸기" 는 관능을 감싼
수줍음의 은유
여미고 또 여며도 봉곳하니
드러나는 젖 가슴을 어찌 합니까
"난 몰라 모시 앞섶 풀이 세어 그렇지'
짐짖 둘러대지만 입가엔 어느새 상그레 머금는 웃음
부끄러움도 참 아름다운 부끄러움 입니다.
향기와 기품이 넘치는 여인의 매무새가
행간에 긴 여운을 이끕니다.
어떤 불길에도 옥의 순결에 흠을 내지 못 하거니와
모성의 기운은 모진 가뭄에도
결코 마르지 않습니다 . 그런 까닭에 여인의 몸속엔
늘 생명의 시내가 요요히 흐릅니다
금세라도 여인의 섬섬한 손길이 주렴을 걷고
나올듯 하군요
갈매빛 산등성이가 마을을 에두른 한낮
흙담 안팎에는 매미소리 지천 입니다
모시-백련-웃음-옥-이슬-시내로 이어지는
심상의 흐름을 좇노라면 마음까지 희고 맑게 씻깁니다
# 갈매+빛 = 深綠色+빛
에두른 = 짐작하여 알게 둘러서 말 하다.
시인들의 말을 좇아 가다보면
못 다한 공부도 된다
두 시인들 끼리 느끼는 감을
따라서 잡아 보려 이 글을 옮긴다
07080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