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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習作

숙명

 

3653

 

 

그 시간 그 자리에 우린

우연히 함께 있었을 뿐 이였는데

 

빛이 지나듯

잠시 서로를 스쳤을 뿐 인데

 

어쩌다가 나는

네 마음 깊은 곳을 보았고

너는 나의 외로움을 만졌을까

 

바람인줄 알았던 너는

지독한 그리움으로 남아

 

마을을 품에 안은

산 병풍처럼 내 삶을 두르니

나는 너를 누구라 하랴

 

홀로 떠나는 여행

달리는 창 밖으로

보이는 한폭의 절경처럼

 

다시 또

만날 거라는 기약도 없이

지워지지 않는 영상물 처럼

 

너를 나의 상념속에 넣고

또 나는 가야만 하는가 !

 

詩 / 이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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