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낙서習作

숲과 초원들 사이로

아름다운 강이 하나 흐르고 있었다

계곡에서 흘러 개울물이 되고

강이 되면서

즐거웠다

강은

점점 아름다웠고

언덕과 초원을 우아하게 감돌았다

어떤 날 강은 자신안에 있는

다양한 모양을 지닌

구름을 보았다

강은

구름만 따라 다니면서

자신만을 위한 구름을 갖고 싶었다

그러나 구름은

항상 모양을 바꾸면서 무심히

하늘을 떠다닐 뿐이었다

변화 무쌍한 구름때문에

강은 고통스러웠다

강의 기쁨 , 즐거움은 하나 둘씩 구름을 쫓아 가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강한 바람이 불어와

하늘의 모든 구름을 날려버렸다

더 이상 쫓아다닐 구름이 없어졌기 때문에

강은 살아 있다는 것이 무가치하다고 생각했다

강은 죽고 싶었다

"구름이 없는데 내가 살아 있을 이유가 없잔아"

그러나 강이 어떻게 생명을 끊을 수 있단 말인가

그 날 밤 강은 처음으로 자신에게로 되돌아갈 기회를 가졌다

너무 오랬동안

바깥 세상의 것들만 쫓아 달리느라고

한번도 자신을 돌아 본적이 없었다

그날 밤 처음으로

강둑에 부딪치며 울고 있는 자신을 만났다

그동안 그렇게 찾아 헤매던 것이 이미 강 자신의 마음속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구름은 단지 물일뿐이었다

구름은 물에서 태어나 물로 돌아간다

강 자신이 바로 물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다음 날 아침

태양이 찬란하게

떠 올랐을때 강은 처음으로

푸른 하늘을 제대로 보았다

강의 관심은 구름뿐이어서

모든 구름의 고향인 하늘을

보지 못 했던 것이다

구름은 변화 무쌍 하지만 하늘은 안정되어 있다

 강은

처음부터 거대한 하늘이 자신의 마음속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거대하고

경이로운

푸른 하늘을 보면서

강은 다시 평화와 안정을 잃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른아침 나를 기억하라>>에서

-틱낫한-

'낙서習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31일  (0) 2007.12.30
가을산행  (0) 2007.10.31
馬ㄹ 이란  (0) 2007.10.23
빈배  (0) 2007.10.18
교만심  (0) 2007.10.11